경영 위기 직면한 TBS, ‘경영’ 정상화가 최우선 과제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는 그동안 시비(市費) 의존 구조와 정치·정책 환경 변화에 따라 재정 기반이 크게 흔들려 왔다. 교통 전문 방송에서 도시 공공 미디어 플랫폼으로 역할을 넓혀 왔으나, 재원 구조 개편과 조직 혁신 없이는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특히 시의 재정 지원 축소 논의와 함께 라디오·TV 시청·청취율 정체, 디지털 전환 속도 지연 등 복합적인 위기가 겹치며 ‘경영 위기’라는 표현이 공공연히 등장하는 상황이다.
TBS의 경영 위기는 단순한 일시적 적자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난제에 가깝다. 첫째, 광고와 협찬 수익 기반이 취약해 자생적 재원 조달 능력이 부족하다. 둘째, 조직 운영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이어져 왔고, 셋째, 디지털 환경에서 경쟁해야 할 민간 플랫폼·크리에이터들과 비교했을 때 기동성과 콘텐츠 실험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공존한다. 이런 배경에서 새로운 리더십을 통한 전략 전환이 불가피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선임된 인물이 바로 한용길 전 CBS 사장이다. 그는 CBS 재임 당시 방송 콘텐츠 경쟁력 강화, 문화·공연 사업 확대, 디지털 플랫폼 전략을 통해 실질적인 수익 개선과 조직 체질 변화를 이끌어낸 경험이 있다. 이력만 놓고 보면, 한 사장은 공영성을 기반으로 한 방송사의 재정 자립도와 현장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린 드문 사례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경영 DNA가 TBS라는 공적 미디어 기관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식될 수 있을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필자의 시각에서 볼 때 TBS의 최대 문제는 ‘돈’만이 아니다. 공공 미디어가 어떤 가치를 제공하며 시민에게 어떤 방식으로 다가갈지에 대한 전략 부재가 더 근본적인 이슈다. 재정난은 그 전략 부재가 수치로 드러난 결과에 가깝고, 새 사장은 그 구조를 다시 설계할 역할을 맡게 된 셈이다.
구원투수로 등장한 한용길, ‘구원투수’다운 해법과 리더십
한용길 신임 사장이 TBS의 ‘구원투수’로 주목받는 이유는 단지 방송사 최고경영자 경험 때문만은 아니다. CBS에서 그는 보도·시사 중심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문화·공연·콘텐츠 IP 사업 등을 연계해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했다. 이는 공영성·공공성을 훼손하지 않고도 경영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사례로, 공공 미디어의 지속 가능성 논의에서 자주 언급되곤 했다. 바로 이 점에서 TBS 내부와 업계에서는 “위기 국면에서 필요한 유형의 리더가 왔다”는 기대 섞인 평가가 나온다.
한 사장이 TBS에서 우선적으로 착수할 과제로는 다음과 같은 항목들이 거론된다.
1. 재정 구조 재설계 – 시비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줄이면서 자체 수익 사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로드맵 구축
2. 콘텐츠 포트폴리오 재편 – 라디오·TV 중심에서 벗어나 디지털·모바일·SNS 플랫폼까지 연동되는 다각화된 콘텐츠 전략 수립
3. 조직 혁신과 인력 재배치 – 중복·비효율 업무를 정비하고, 디지털 기획·데이터 분석·IP 사업 등 미래 영역에 인력을 집중 배치
4. 브랜드 재정의 – TBS가 시민에게 어떤 가치를 주는 미디어인지, 기존 ‘교통 방송’ 이미지를 넘어 새로운 브랜드 아이덴티티 확립
5. 외부 파트너십 확대 – 민간 제작사, 문화 예술계, 대학,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통한 콘텐츠 및 사업 다변화
구원투수라는 표현은 그만큼 상황이 어렵다는 방증이다. TBS는 재정난 때문에 정치·사회적 논쟁의 대상이 되어 왔고, 존재 이유 자체를 둘러싼 논의가 반복되었다. 이 과정에서 구성원 사기 저하, 장기 전략 부재, 단기 대응 위주의 편성·사업 운영이 고착화되는 부작용도 나타났다. 위기 상황에서 외부 출신 전문 경영자를 영입하는 것은, 새로운 시각과 강한 드라이브로 이러한 악순환을 끊어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다만 구원투수가 항상 완벽한 해답이 되는 것은 아니다. 경영 개선 과정에서 구조조정, 사업 정리, 조직 문화 변화 등 고통스러운 결정을 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공공기관 성격을 가진 미디어 재단에서 이런 변화는 노사 갈등, 정치적 논쟁과도 연결될 수 있다. 따라서 한용길 사장이 단기 실적에만 몰두하기보다는, 구성원 설득과 사회적 소통을 병행하는 ‘절차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는 한 사장이 CBS에서 보여준 소통 방식과 콘텐츠 중심 경영이 TBS에서도 반복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구원투수는 단순히 위기 국면을 막는 역할을 넘어, 팀 전체의 전략과 분위기를 바꾸는 존재여야 한다. TBS의 변화가 숫자뿐 아니라 프로그램과 서비스의 질에서 체감될 때, 이번 인사의 의미가 비로소 증명될 것이다.
TBS의 미래, ‘한용길’ 리더십이 열어갈 재도약 시나리오
한용길 사장의 부임은 TBS의 미래 전략에도 직접적인 변화를 예고한다. 가장 현실적인 전략 축은 ‘방송 콘텐츠 제작’과 ‘문화사업’을 고리로 하는 수익·브랜드 동시 강화다. CBS 시절 그가 주도한 공연·페스티벌·콘텐츠 IP 연계 모델은, TBS에도 변형 적용이 가능하다. 서울이라는 거대 도시를 기반으로 한 생활·문화·교통·환경·시민 참여형 프로그램과 오프라인·온라인 이벤트를 결합하면, 시민 접점을 넓히면서도 일정 수준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TBS가 추구할 수 있는 중장기 재도약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다.
1. 도시 공공 플랫폼으로의 진화
단순 교통 정보 제공 채널이 아니라, 서울의 생활 정보·문화·공론장을 아우르는 도시 공공 플랫폼으로 포지셔닝을 선명히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 지역 커뮤니티 연계, 시민 토론·정책 피드백 채널을 강화할 수 있다.
2. 디지털 퍼스트 전략
라디오와 TV 중심 운영을 유지하되, 제작·편성의 우선순위를 디지털·모바일로 전환하는 ‘디지털 퍼스트’를 추진해야 한다. 유튜브, 팟캐스트, OTT, 숏폼 플랫폼을 활용해 콘텐츠의 파급력을 키우고, 광고·협찬·브랜디드 콘텐츠 기회를 넓힐 수 있다.
3. 콘텐츠 IP와 문화사업 연계
시사·교양·음악·토크 등 기존 프로그램에서 파생된 IP를 공연, 토크쇼, 시민 페스티벌, 굿즈, 출판 등과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면, 공영적 가치와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 이는 한용길 사장이 가장 잘 알고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4. 데이터 기반 경영과 편성
시청·청취 데이터, 온라인 반응, 시민 피드백을 정교하게 분석해 프로그램 편성과 사업 의사결정에 반영한다면, 리스크를 줄이고 효과적인 자원 배분이 가능하다. 공공 미디어에도 민간 수준의 데이터 경영이 도입될 필요가 있다.
5. 투명성과 공공성 강화
재정난과 정치적 논란을 겪은 만큼, 예산 사용·의사결정·편성 기준을 더욱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민과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는 TBS가 단순한 방송 기관을 넘어 ‘신뢰받는 공공 정보 허브’로 자리 잡는 토대가 된다.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경영진의 의지뿐 아니라 구성원들의 공감과 참여가 필수적이다. 조직 내부에 축적된 방송 제작 노하우와 네트워크는 TBS의 최대 자산이다. 이를 디지털·문화사업과 연결할 수 있도록 내부 역량을 재정렬하고, 필요한 교육과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새 사장의 중요한 과제다.
필자는 TBS가 이번 변화를 계기로 서울 시민에게 ‘있어도 그만인 채널’이 아니라 ‘없으면 곤란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공공 미디어가 살아남는 길은 결국 시민에게 얼마나 유용하고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얼마나 매력적인 방식으로 전달하느냐에 달려 있다. 한용길 리더십이 이 간단하지만 어려운 과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지켜볼 일이다.
결론 및 향후 관전 포인트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는 재정난과 경영 위기라는 근본적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이 난국을 돌파하기 위한 구원투수로 한용길 전 CBS 사장을 새 수장으로 영입했다. 방송 콘텐츠 제작과 문화사업에서 성과를 낸 그의 경험은, TBS의 재정 구조 개선과 브랜드 재정립, 디지털 전환을 동시에 추진하는 데 유의미한 자산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구조조정 가능성, 조직 문화 변화, 공공성과 수익성의 균형 등 만만치 않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는 것 또한 부인하기 어렵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시비 의존 구조를 넘어서기 위한 구체적인 재정·사업 전략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제시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둘째, TBS의 정체성을 ‘교통 방송’을 넘어선 도시 공공 미디어 플랫폼으로 재정의하는 과정에서 어떤 신규 콘텐츠와 서비스가 등장할지 주목할 만하다. 셋째, 한용길 사장이 내부 구성원, 서울시, 시민사회와의 소통을 어떻게 설계해 변화의 저항을 최소화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지 역시 중요한 관찰 지점이다.
앞으로 독자와 시청·청취자는 TBS의 편성과 서비스 변화, 디지털 채널 강화 여부, 문화·공연·시민 참여 프로그램 확대 여부 등을 지속적으로 확인해볼 수 있다. 또 한용길 사장이 내놓을 중장기 발전 계획과 연차별 성과를 점검하면서, 공공 미디어가 어떤 방식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역할을 찾을 수 있는지 함께 지켜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이번 리더십 교체가 TBS의 구조적 위기를 해소하고, 서울 시민에게 더 나은 공공 미디어 환경을 제공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향후 행보를 주의 깊게 관찰해볼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