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분장놀이’와 전은슬, MZ가 만든 새로운 박물관 바이럴
국립중앙박물관의 ‘분장놀이’는 전통 유물과 유적을 단순히 감상하는 것을 넘어, 관람객이 직접 역사 속 인물과 유물이 되어보는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대상 수상자인 전은슬의 기발한 코스튬과 연출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타고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으며, 국립중앙박물관을 둘러싼 인식 자체를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과거에는 다소 엄숙하고 거리감 있는 공간으로 여겨졌던 국립중앙박물관이, 이제는 MZ세대와 가족 단위 관람객이 즐기는 ‘놀이의 장’으로 재해석되고 있는 것이다.
분장놀이는 박물관이 보유한 유물을 소재로 삼되, 관람객 스스로가 스토리텔러이자 퍼포머가 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전은슬을 비롯한 참가자들은 유물의 형태·색감·상징을 일상 속 사물, 패션 아이템, 메이크업으로 재해석해 자신만의 캐릭터를 창조했고, 그 과정 자체가 자연스럽게 SNS 콘텐츠로 전파됐다.
이러한 방식은 공공기관이 의도적으로 만든 캠페인보다 훨씬 자발적이고, 밈(meme)으로 변주되기 쉬운 특성을 지니며, 결국 ‘국립중앙박물관 분장놀이’ 자체를 하나의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있다.
또한 국립중앙박물관의 분장놀이는 오프라인 현장과 온라인 플랫폼이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참가자들이 촬영한 사진과 영상이 인스타그램, 유튜브 쇼츠, 틱톡 등에서 공유되면, 이를 다시 박물관이 공식 계정이나 홍보물로 재확산시키는 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 선순환의 중심에 바로 전은슬의 수상작과 캐릭터성이 있었고, 그녀의 이름은 곧 분장놀이의 상징처럼 소비되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이런 흐름은 매우 건강한 방향이라고 본다.
‘유물 앞에서 조용히 감상해야 한다’는 전통적 규범을 지키면서도, 유쾌한 상상력과 놀이 정신을 동시에 허용한 국립중앙박물관의 선택은 공공 문화기관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잘 보여준다.
과거 같으면 박물관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겨졌을 파격적인 분장과 퍼포먼스가 이제는 새로운 교육·홍보 수단으로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전은슬 유퀴즈 출연, ‘국가의 보물전’과 성수동 팝업이 만든 참여형 바이럴
국립중앙박물관 분장놀이의 대표 얼굴이 된 전은슬은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에 출연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급격히 높였다.
유퀴즈는 일반인의 특별한 사연과 직업, 취미를 조명하는 포맷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분장놀이 대상 수상자라는 이력은 프로그램의 스토리텔링과도 잘 맞아 떨어졌다.
방송을 통해 공개된 분장 비하인드, 준비 과정, 국립중앙박물관과의 연계 이야기는 시청자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자연스럽게 검색과 SNS 언급량을 끌어올렸다.
유퀴즈 출연 이후, 전은슬이 참여한 ‘국가의 보물전’과 성수동 팝업 현장은 또 다른 팬덤의 성지로 변모했다.
특히 성수동 팝업은 MZ세대가 즐겨 찾는 라이프스타일·패션·전시의 중심지라는 지역적 특성과 맞물리며, 젊은 관람객들이 줄을 서서 입장할 정도의 체험형 공간으로 주목받았다.
이곳에서 팬들은 전은슬과 함께 사진을 촬영하고, 9.4cm 크기의 실물 미니어처 굿즈를 직접 확인하며 자신의 SNS 채널에 ‘인증샷’을 공유하는 흐름을 만들었다.
성수동 팝업의 핵심은 전시 그 자체 못지않게, 팬과 창작자가 한 공간에서 교감하는 ‘라이브 인터랙션’이다.
관람객은 단순히 전시물을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분장놀이와 연계된 포토부스, 코스튬 아이디어 공유, 현장 이벤트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면서 자신이 곧 콘텐츠 생산자라는 정체성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참여 경험은 곧 개인의 SNS 피드에 기록되고, 해시태그와 함께 재배포되며, 다시 국립중앙박물관과 분장놀이에 대한 관심으로 되돌아오는 닫힌 고리를 이룬다.
흥미로운 점은, 이 모든 흐름이 전통적인 의미의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 크리에이터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전은슬은 방송 출연과 팝업 참여를 통해 유명세를 얻었지만, 그 출발점은 어디까지나 국립중앙박물관 분장놀이에서 보여 준 창의력과 놀이 정신이었다.
이는 팬들이 그를 소비하는 방식 또한 ‘연예인 팬덤’이라기보다는, 비슷한 취향과 상상력을 공유하는 동시대인, 혹은 또래 크리에이터에 대한 지지에 가깝게 만든다.
개인적으로 유퀴즈와 성수동 팝업의 결합은 공공 문화 콘텐츠가 대중 매체와 로컬 힙 플레이스를 활용할 때 어떤 파급력을 낼 수 있는지 잘 보여준 사례라고 느꼈다.
단순히 박물관에서 전시를 하는 것보다, 예능 프로그램·팝업 스토어·팬미팅형 이벤트를 연결했을 때 MZ세대가 훨씬 적극적으로 반응한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앞으로 다른 공공기관이나 박물관도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참여형 바이럴’을 기획할 경우, 문화 향유층을 폭넓게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참여형 바이럴 코스튬과 호모 루덴스 2.0, 9.4cm 실물이 말해주는 것
국립중앙박물관 분장놀이, 전은슬의 유퀴즈 출연, 성수동 팝업, 그리고 9.4cm 크기의 실물 굿즈로 이어지는 일련의 흐름은 오늘날의 인간을 ‘호모 루덴스 2.0’으로 규정하게 만든다.
호모 루덴스(Homo Ludens)는 ‘노는 인간’을 뜻하는 개념으로, 놀이가 문화의 본질이라는 인류학·철학적 논의를 담고 있다.
여기에 2.0이라는 수식이 더해진 것은, 이제 놀이가 오프라인을 넘어 디지털 플랫폼과 결합해, 참여형 바이럴과 코스튬 문화로 확장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참여형 바이럴 코스튬은 단순한 분장이나 패션이 아니라,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세계관을 지향하는가’를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자기표현의 수단이다.
전은슬을 포함한 분장놀이 참가자들은 유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면서, 동시에 자신만의 유머 코드와 미적 감각을 덧입혔다.
이러한 콘텐츠는 보는 이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나도 저렇게 한 번 해보고 싶다’는 도전 욕구, 그리고 ‘함께 놀고 싶다’는 집단적 상상력을 촉발한다.
여기서 9.4cm 크기의 실물 굿즈는 하나의 상징물로 기능한다.
작지만 구체적인 사이즈로 구현된 이 미니어처는, 분장놀이의 결과물이 단순히 디지털 이미지에 그치지 않고, 손에 쥘 수 있는 물성으로까지 확장되었음을 보여준다.
관람객은 이 작은 실물을 통해 ‘나도 이 세계관의 일부’라는 소속감을 느끼고, 책상·선반·자동차 내부 등 일상 공간 곳곳에 배치함으로써 놀이의 기억을 계속해서 소환한다.
또한 9.4cm 실물은 사진 촬영과 SNS 공유에 최적화된 오브제이기도 하다.
관람객은 미니어처를 들고 셀카를 찍거나, 전시물 앞에 두고 구도를 맞추며 ‘나만의 샷’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과정은 다시금 참여형 바이럴을 가속화하며, 전은슬과 국립중앙박물관 분장놀이가 상징하는 놀이 문화가 끊임없이 재생산되도록 돕는다.
개인적으로 호모 루덴스 2.0이라는 표현은 지금의 세대를 설명하는 데 꽤 적확하다고 생각한다.
놀이 자체가 목적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놀이를 기록하고, 편집하고, 업로드하는 행위까지 모두 ‘하나의 놀이’가 된 시대이기 때문이다.
국립중앙박물관 분장놀이와 전은슬의 사례는, 이 새로운 인간상을 가장 생생하게 보여 주는 문화적 단면이라 할 수 있다.